
스트레스, 어떤 대처 방식이 더 효율적일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은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식과 개인의 성격을 은연중에 드러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암 진단을 받았을 때,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말하는 것은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으려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경우 그의 관심의 초점은 '문제 해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암 진단 직후 "어쩌면 좋아..."라는 말은 당장의 해결책보다 충격과 불안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으며, 관심의 초점이 '감정'에 있는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라자루스(Lazarus)는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식을 크게 문제 중심 대처와 정서 중심 대처로 구분하였다. 문제 중심 대처는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문제를 직접 해결하거나 변화시키려는 방식으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계획을 세우며, 업무를 재조정하거나 해결책을 찾는 행동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정서 중심 대처는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한 불안, 분노, 우울과 같은 감정을 조절하는 데 초점을 두는 것으로 명상이나 운동을 하거나,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상황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하는 방법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저마다 스트레스에 대하여 각자가 선호하는 방식으로 대처를 한다. 어떤 사람은 해결책부터 찾고, 어떤 사람은 먼저 마음을 추스른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러한 차이가 성격에서도 어느 정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MBTI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어느 정도 찾아볼 수 있다. T 성향의 사람은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F 성향의 사람은 자신의 감정과 타인의 감정을 돌보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편이다.
심리학자 Rotter가 제안한 ‘통제소재(locus of control)’ 역시 비슷한 관점을 보여준다. 통제소재란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결과가 자신의 노력에 의해 결정되는지, 아니면 운이나 환경과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지를 바라보는 신념을 의미한다. 따라서 자신의 노력으로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내재자)은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지만, 결과가 운이나 환경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외재자)은 감정을 조절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얼마 전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는 자리가 있었다. 두 달 전 한 친구가 폐암 4기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던 터라 모두가 무거운 마음으로 자리에 모였다. 그 친구는 MBTI에서 T 성향이 강하고 내재적 통제소재를 가진 공학박사이다. 혹시 치료 방법을 찾는 데만 집중한 나머지 자신의 마음을 돌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현재의 심정을 물었다.
친구는 암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진단 초기보다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치료를 이어가고 있으며, 다양한 치료 정보를 찾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암 진단을 받은 직후에는 충격과 불안을 다루기 위한 정서 중심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치료 계획을 세우고 정보를 탐색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문제 중심 대처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친구가 두 가지를 균형 있게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스트레스 연구자들은 실제 생활에서 가장 적응적인 사람은 문제 중심 대처와 정서 중심 대처를 유연하게 함께 사용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암 치료 역시 치료 계획을 세우는 노력과 함께 가족과 감정을 나누고 희망을 유지하는 과정이 함께 이루어질 때 더욱 건강하게 적응할 수 있다.
결국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이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대처 방식을 선택하는 능력이다. 때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용기가 필요하고, 때로는 자신의 감정을 따뜻하게 보듬는 여유가 필요하다. 두 가지 대처를 균형 있게 활용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스트레스 속에서도 한층 더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글을 마치며 이 지면을 빌어, 친구가 건강을 되찾아 다시 평범한 일상을 웃으며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